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평안해진다, 심란한 마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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간밤에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. 궁핍해진 내 영혼이 내지르는 비명이 귓가에 생생하게 들려왔다. 목이 타서 끓어올라 죽어버릴 것만 같은 그 갈급함. 결국, 새벽 두시에 일어나서는 하루종일 단 한번도 펴보지 않았던 성경을 펴 들었다. 그리고는 정신없이 복음서를 읽어내려갔다.
문득, 아버지께서 얼마나 비참하게 느끼고 계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. 의미없이 계획없이 그저 흘려보낸 오늘 하루에서조차 단 한번도 찾지 않다가, 아무 할 것 없는 늦은 새벽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당신을 찾는 내 모습에. 쓴 웃음을 짓고 게시겠구나 하고 생각했다. 정신이 들었다. 나라는 녀석은 정말 입으로만 주여, 주여 하는 작자로구나 하고. 예수께서 한 동네에 계실 때에 온 몸에 문둥병 들린 사람이 있어 예수를 보고 엎드려 구하여 가로되 주여 원하시면 나를 깨끗게 하실 수 있나이다 하니 (누 5:12) 소리죽여 울었다. 나는 병자다. 저 문둥병자 만큼 불쌍한 병자다. 게으름과 나태함과 교만함과 온갖 것들로 영혼이 뒤범벅되고 물들어있는 나야말로, 세상 누구를 비유할 수 없을만큼 불쌍한 병자다. 마음으로 아버지 하나님을 사모하지만, 조그만 것에도 그 마음을 잃어버리는 망각증을 가진 비참한 병자다. 그래서 외쳤다. 외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 외쳤다. "아버지, 아버지께서 나의 영혼을 고치기 원하시니 저는 깨끗해질 수 있어요. 나을 수 있어요!" 내 마음에 있던 그 말들을 꾸밈 없이 아버지 앞으로 가져갔다. 그러자 소원해졌던 아버지와 나의 교제가 회복됨을 느낄 수 있었다. 그 기쁨이란, 평안함이란... 그리고 이내 내 앞에는 '결단' 이라는 작은 무기가 쥐어졌다. 나는 그 무기를 사용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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